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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사람이 요양원을 한다고?" – 그 후 2년, 내가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 가상이야기 ]

HealthOnGPT 2025. 6. 14.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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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사람이 요양원을 한다고?" – 그 후 2년, 내가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처음엔 그냥... 이상한 기사 하나 때문이었다.
‘은퇴 후 유망 사업, 소형 요양원 창업 인기’
클릭할 생각도 없었는데, 그날따라 어쩐 일인지 손가락이 미끄러졌다.
그게 시작이었다.

 

요양원? 내가?
나이도 쉰 초반인데다가, 간병 경험은커녕 병원에 입원해본 적도 없다.
‘이건 나랑 상관없는 세계지’
그랬다. 며칠은 그냥 흘려보냈다.

 

근데 이상하게 자꾸 생각이 났다.
엄마가 작년에 골절로 입원했을 때, 보호자 침대에서 며칠을 쪼그려 자며 느꼈던 그 막막함.
그때 간호사 선생님들이 너무 고마웠다.
그런 공간을 내가 만들 수 있다면? …에이, 말도 안 돼.

 

그런데 또, 왜 말도 안 되지?

그렇게 검색을 시작했다.
‘요양원 창업 방법’
‘소형 요양시설 수익성’
‘노인장기요양보험’
모르는 단어 천지. 근데, 조금씩 재밌었다.
이상하게 ‘내가 해볼 수 있을지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 도전은, 부지 찾기였다.
미쳤다. 부동산 보면서 그렇게 많이 싸운 건 처음이었다.
건물주와 말이 안 통하고, 시청 허가 조건이 바뀌고, 주민 민원에 발목 잡히고.
열 번 중 아홉 번은 되게 웃기게 무너졌다.
"입지 좋다"는 중개사 말은 반쯤만 믿어야 된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

 

시설 설계, 인테리어, CCTV 설치까지 끝냈을 땐
몸무게가 6kg 빠져 있었다.
근데 진짜 혼란은, 그 다음이었다.

 

직원 채용.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마음 맞는 요양보호사 구하기가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
돈을 많이 준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조건을 맞춘다고 오래 버티는 것도 아니었다.

 

첫 달엔 보호자랑 싸우고, 직원이 갑자기 그만두고, 입소 어르신이 새벽에 실종돼서 파출소 다녀오고...
‘이걸 왜 시작했을까?’ 매일 밤 자문했다.
그만둘까, 진짜 그만둘까, 두 달은 매일 울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르신 한 분이
내 손을 꼭 잡고 이렇게 말했다.
"여기 오길 잘했어요. 나는… 여기서 살아요."

 

그 말 듣고, 화장실 가서 엉엉 울었다.
이걸로 됐다고 생각했다.
내가 뭔가… 진짜 해낸 기분이었다.

 

지금 2년이 지났다.
아직도 매일 아침이면 긴장된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솔직히 아직도 모르겠다.

 

그런데 하나는 확실히 안다.
그때 클릭한 그 기사가, 내 인생을 바꿔놓았다는 것.
그리고… 나 같은 사람도 할 수 있더라는 것.

 

혹시 지금 이 글을 보면서,
‘에이, 나랑은 상관없지’ 하고 있는 사람 있나?
나도 그랬거든. 진짜로.
근데 사람 인생은 모르는 거다.
정말 모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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